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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blio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 by 안나 가발다

by venevidi 2022. 2. 19.

책표지(출처:Yes24)

 

오랜만에 그야말로 오랜만에 소설을 읽었습니다. 

 

다른책을 보다가 그 책의 저자가 추천한 책을 가끔 골라보곤합니다. 이 책도 그렇게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너무나도 유명한 작가의 유명한 작품인데 소설류에는 관심이 없다보니 그저 그런책인줄 알고 넘길려다가 이번에 조금 시간이 나서 읽었습니다. 사실 읽었다기보다 '들었습니다.' 문체가 거의 대화에 가깝더라구요. 마치 영화에서 배우들이 대사를 읇듯이 소설이 읽혀집니다.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토요일 오전에 느긋하게 책을 보다가 어디 갈 일이 있어서 따릉이(서울 공공자전거)를 타고가면서 이번엔 정말로 '들었습니다.' e-book의 장점이기도 하죠. 그동안 책을 들을때는 휘발성이 너무 강했는데, 이 책은 대화체가 많아서인지, 아니면 저자의 탁월한 글솜씨 때문인지, 그것도 아니면 번역가(이세욱 번역가, 사실 이분도 대단한 분임. 내가 좋아하는 책을 많이 번역했더군요. )의 능력인지 모르겠으나 정말 듣는 내내 몰입해서 강북쪽 한강 자전거도를 타고 가다가 빠져야 하는 길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사소한 내용, 일상적 대화인데 사람의 심리가 다 느껴질 정도로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것도 간결한 문체로 말이죠.

 

 

"왜 하필이면 금요일이니?"

"저는 생선을 좋아하니까요.." 

.....

"술 깨게 차 좀 끓여줄까?"

"아니, 아녜요. 그냥 알근한 채로 있을래요."

 

..... 

 

"그들의 영어는 아무리 들어도 적응이 안되더라고. 말끝마다 '띵 띵'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서 말이야." 
(중국인의 영어를 묘사하는 대목에서) 

 

 

전체 내용은 바람난 남편때문에 슬퍼하는 며느리와 시아버지의 대화입니다. 무슨내용인지 전혀 모르고 책을 접했기때문에 난 솔직히 이야기가 (제목때문에) 시아버지가 사실은 며느리를 좋아하는(?) 그런 내용으로 흘러가려나? 했었습니다. 어이없는 착각이었고, 실제 내용은 시아버지의 과거 이야기가 메인인 셈입니다. 

 

그런 러브스토리가 살짝 부럽긴했지만 

소설은 소설일뿐 현실에선 가정을 잘 지켜야겠죠. 

 

ㅎㅎㅎ 

 

주인공이 시아버지와 대화중 살짝살짝 마시는 와인씬이 있는데, 

오늘도 와인이 땡기네요.